생방송 투데이 (662회2부) 방영일 : 2006-02-07

생방송 투데이 (662회2부) 방영일 : 2006-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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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2월 4일~6일 까지 3일동안 촬영했습니다.

십여년 전만해도 ENG카메라로 4~5명이 한조가 되어

촬영하던데,

이제 6mm 카메라만 가지고 한분이 오셨네요.

경험이 있어서 인지,

여러명이 올 때 처럼 야단법석하지 않고

단촐해서 그런지 몰라도,

심적인 부담과 어색함이 많이 줄어들더군요.

그리고 세상 많이 변한게 느껴지네요.

3일동안 열심히 촬영을 했습니다.










촬영을 위해 장식장에서 모두 꺼낸 개구리들...

다시 정리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정신이 없습니다.

촬영은 3일하고,

정리는 일주일도 더 걸렸습니다.




6mm테이프 5개 분량을 9분 정도로 편집했다더군요.

같은 질문을 또하고 또하고....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더만 좀더 나은 모습을 담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하니 이해가 되더군요.

하여튼 촬영하느라 수고하셨구요.

저 많은걸 어떻게 편집하고 이야기를 만들까 궁금했는데

역시 방영된 모습을 보니 역시 전문가 다움이 느껴지네요.

좀 과장된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하여튼 만족스럽습니다


촬영하느라 꺼내 놓은 개구리를

다시 제자리로 놓기도하고,

일부는 포장하기도 하는데는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다시 정리하는게 촬영할 때보다 힘드네요.


[투데이 화제②] - 개굴개굴 개구리 이 집에 다~ 모였네~

추운 겨울, 서울 한복판에 개구리가 나타났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닌 2천여 마리.

소문을 듣고 찾아간 곳은 한 아파트 단지.

이곳에 26년간 개구리 인형을 모아온 사람이 있다는데..

개구리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심경자(48)씨.

에어로빅?스킨스쿠버?권투 등 운동하는 개구리,

휴지통?가습기?양념통?주전자 등 생활용품 개구리,

일본? 케냐? 미국 등에서 온 해외파 개구리 등등 모양도,

용도도, 생김새도 가지가지!

개구리 울음 소리를 녹음해 들을 만큼

개구리 사랑은 특별한데.

그녀의 최고 후원자는 다름 아닌 가족!

대한민국 개구리는 내가 다 접수한다!

심경자씨의 개구리 사랑 속으로~

Posted by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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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소장하고 싶기는 하지만 골동품 등 고가품은 구입을 사양합니다.

소장품은 몇백원에서 몇천원 짜리가 주종이니까요.

때론 몇 만원짜리 정도의 개구리도 구입하기는 합니다.

개구리 공예품을 보셨거나, 알고 계시거나, 가지고 계신분은 알려주십시오.

인연이 된다면 제가 소장 할수도 있겠지요.

기증하신다면 더욱 반가운 일이구요.

기증품은 기증하신 분의 뜻에 따라 전시품에 표시 할 수도 있습니다.

제보는 이메일(frog2005@paran.com)을 통해서 접수하겠습니다.

(2005. 03. 04) 심경자

Posted by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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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주말여행을 갔습니다. 깊고 깊은 산속 인간의 출입을 거부 하는듯한 그런 산속을 남편은 겁도 없이 잘도 들어갑니다. 오늘도 그런 곳을 가다가 길이 끊기고 되돌아오는 길에 발견했습니다. 무엇일까요? 배수굽니다.


잠자고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깜짝 놀랐습니다. 허벅지까지 쌓인 눈! 계속 쏟아지는 눈송이... 마당에 세워둔 차가 눈 속에 묻혔습니다. 역시 눈 치우는 데는 삽이 최고여? 요즘 삽은 색깔도 예쁘네요. “눈 치우는 남자” 남편입니다.


힘들게 차를 빼고 정선 쪽으로 가는데 폭설에 눈보라! 차를 세울 수도 없습니다. 세웠다간 다시 출발하기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달리는 차안에서 디카를 연신 눌렀습니다.


아우라지 근처에서 찍은 나무입니다. 무슨 말로 표현할까요? 넋이 나갔습니다.


대관령입니다. 잠시 차에서 내려 산 아래 경치도 보고 푹푹 눈 속을 걸어 다녔는데 찍었군요.


횡계쯤 왔을 때 서쪽하늘의 노을입니다.

이날 우리는 서울을 향해 어느 정도 오다가 아름다운 겨울 풍경이 아쉬워 다시 강원도로 들어갔습니다. 이동원의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얼마나 하찮은지 그것만 알게 되더라”.

(2005.01.18 심경자)

Posted by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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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보기위해서 오지를 찾아 가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별을 본다는 것은그야말로 하늘(날씨)의 뜻에 맞겨야한다. 그래서 날씨가 쾌청한 평일에는 마음이 설래기도하고, 쉬는날 날씨가 쾌청하기라도 하면 죄책감이 드는 기분이었다. 아무리 느긋한 마음을 가지려 해도 천문이벤트가 있는날 날씨가 받쳐주지 않으면 아쉽기도 했다. 그러던 내가 이제는 쾌청한 날 집에 있어도 설레임이 줄어들었다. 혹시나하는 마음으로 떠난 몇 번은 별을 보지는 못했지만 자연스럽게 여행으로 대체되어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여행이 이제는 날씨에 연연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언제나 떠날 수 있어 좋다. 년 초에 계획한 동해안 일주는 고성에서 강구까지, 충청남도의 꼬불꼬불한 서해안 일주는 마쳤으며, 경주 여행은 이루지 못했다. 그리고 20여 년간 살던 집에서 이사도하고, 딸의 혼사도 치루고...


올 여름 폭우로 임도가 유실되어 찾을 기회가 뜸했던 불발현
(CX7330/2004.11.08촬영)



언제나 가슴이 시원해지는 운두령
(쿨픽스4500/2004.02.07촬영)


별보는 즐거움이 있는 태기산 임도 끝
(쿨픽스4500/2004.07.31촬영)


갈 때마다 날씨는 좋지 않지만 고산지대의 아름다움이 있는 만항재 헬기장
(쿨픽스4500/2004.08.01촬영)

0123 영월 만항재 태백 삼척 강릉(가족여행) 0201 대산(사과) 0207 홍천 운두령 태기산 횡성 0215 강화도(인삼) 0222 운두령 태기산 0228 태기산(숙박, 별) 0301 해미(근영) 0313 양수리(냉이) 0320 지리산삼성재(숙박) 정령치 산동(산수유) 섬진강 0328 자운리 홍천강 양수리(쑥) 0404 여주 충주 단양 영월 원주 0405 선유도 0415 민속촌 0417 불발현 구룡령 주문진 진고개 태기산 횡성(두룹 간고등어) 0423 발산동(달+금성접근) 0425 개심사(겹벗꽃) 선유도(음악회) 0501 단양 죽령 영주 주왕산(수달래) 우설령 강구(숙박) 삼척 백복령 임계 반천 정선 안흥(동해안 가족여행) 0514 태기산(참나물) 0516 강화도백련사(고비) 0522 강화도(C2001Q4) 0523 운두령(단풍취) 0529 하늘공원 0606 김포반도끝 0608 대부도(금성일면통과) 0609 올림픽공원(사라) 0612 불발현(숙박, 별) 홍천강 대성리 0626 해미(근영) 0703 홍천 진부령 고성통일전망대 주문진(동해안 북단) 진고개 태기산 용문(숙박) 용문산 0710 가평(째즈) 홍천강(숙박) 양수리(연꽃) 0731 자운리 운두령 태기산(숙박, 별) 대화 평창 영월 단양 만항재 정선 원주 0806 잠실나루(TBS) 0807 잠실나루(TBS) 0814 태기산 불발현임도(1박) 홍천강(여름휴가) 0829 양평 양동 자운리 0911 횡성 태기산 봉평(메밀꽃축제) 진부 정선 몰운대(숙박) 만항재 영월 0927 태기산 평창 방림(배추) 1011 발산동(달+금성접근) 1108 불발현 운두령 태기산 1113 신림 주천 영월 충주호(북서면) 이천 1120 강화도 1127 삼박사일 학암포 1211 횡성 둔내 방림 정선 구절리 닭목재 강릉 삽당령 임계(숙박) 410지방도일대 봉산리 진부 1219 태안 연포(조개) : 서해안 충남지역 완료 1225 주천 영월 천문대 만항재 임계(숙박) 하장 댓재 삼척 강릉(주연만나서) 대관령 횡계 운두령 19,600km/년

(2005.01.07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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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우리집 우물가 꽃밭에 피던 꽃... 우리는 이꽃을 해당화라 불렀었다.나무가 늙었는지 가지 수도 몇 않되고 그리 싱싱하지는 못했지만 봄이 오면 어김없이 몇송이의 빨강색 꽃이 피었다.



꽃은 피기 직전의 동그란 꽃봉우리가 더 아름답고, 꽃도 오래갔다. 많지는 않지만 가시도 있고... 그런데 냄새는 별로다. 꽃밭에는 철따라 꽃들이 언제나 가득했지만 유난히 이 꽃을 좋아했다. 나이 50이 넘은 지금도까맣게 잊고 있다가도 봄이 오면 새삼스럽게 어린 시절을 생각하게 해주는 꽃이다.그리고 이 꽃을 볼 때는 언제나 이름이 누구의 이름하고 같더라?

(2005.01.07 하헌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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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비가 올 것이라는 예보 때문에 망설이기는 했지만 오래전부터 계획된 휴가 장소를 변경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가족 전체가 같이 휴가를 가기는 2년만이며, 아마도 다음에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자식들도 이젠 각각 움직이기를 원하겠지만 우리 가족의 20년이 넘는 우리 스타일의 휴가를 보내고 싶다는 뜻을 따라주었다. 나는 휴가 준비에 아무런 기여도 간섭도 하지 않았다. 그래도 모든 일이 착착 진행되었다. 더구나 날씨가 좋지 않으리라는 일기예보 덕에 별사진을 찍기 위한 준비는 전혀 하지 않았다. 모처럼의 기회지만 포기하니 짐도 줄고 마음도 오히려 편하다.

가는 길에 원주서 빠진 준비물을 챙기기 위하여 할인매장에 들렀을 때 수박도 샀다. 워낙 한적하고 깊은 산속의 인적 없는 곳이다. 비 내리는 것이 꺼림직 하기는 했지만 길가에 텐트를 쳤다. 어두워지기 전에 저녁밥을 해먹고 수박도 먹었다. 잘 익은 수박이다. 나머지는 비닐 봉투에 넣어서 시냇물에 담가 놓았다. 할일도 없고 불 밝힐 사정도 안돼서 어두워지자마자 잠을 청했다. 밤새도록 비 오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날이 새고 온종일 비가 내린다. 낮잠 자고, 책 읽고, 밥해 먹고, 오징어 먹고, 수박도 먹고... 다시 어두워지자마자 잠을 청했다.

얼마나 잤을까 생리현상 때문에 잠을 깨었다. 사방이 무척이나 고요하다. 텐트를 열고 나가는데 별빛이 초롱초롱하다. 식구들을 모두 깨웠다. 화성이 무척 밝게 빛난다. 은하수와 여름철 삼각형도... 8월 2일 2시 10분이다. 정말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이게 웬 일여? 팬티바람에 별도 보구... 그런데 이런 상황은 10분도 지나지도 않아서 다시 안개 속으로 묻혀버렸다. 수박을 먹지 않고 잤더라면 아침에나 일어났을 텐데...

(20030819 하헌국)

이번 화성 대접근(2003년 8월 27일)은 79년만인 1924년도 이후 처음이며 앞으로 47년은 기다려야 한다는데 올여름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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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나무입니다.

여행길에 자주 보는 나무지만

이렇게 많이 열린 감나무는 저도 처음 봅니다.



감나무 옆에 집이 한채있습니다.

감나무 주인댁입니다.

주인아주머니는 가요를 틀어 놓고 김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감좀 따가도 되냐'고 배짱 좋게 물으니 OK!

신이 났습니다.

그런데 감이 엄청 높아서 손이 잘 닿지 않습니다.

아참! 나무 밑에 놓여 있는 엉성한 철제의자

그런대로 분위기가 있지 않습니까?

아마도 김장하는 엄마를 돕던 감나무집 꼬마가 이곳에 앉아 동화책을 읽는지도 모르겠군요.



약오르지 않습니까?

여행길에 이런 횡재를 하는 모습이...

그런데 말입니다

감에 대해서 좀 설명을 하자면

먹기엔 영 아닙니다.

크기는 방울토마토 정도이고 씨는 왜 그리도 많은지...

장식용으로 쓰면 딱입니다.



학암포에 도착했습니다.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군요.

부서지는 파도도 좋고...

여행이란 '바로 이 맛이야'



이 사진이 뭐냐하면요

21년전 바로 이곳 학암포에 왔을 때 찍은 것입니다.

흰모자가 잘 어울리는군요.

제 딸입니다.

그 뒤에 빨강수영팬티에 펑키머리를 한 남자

남편입니다.

파랑색 비닐슬리퍼도 바닷가에선 좋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다른 각도에서 찍은 일몰입니다.

인생의 일몰도 이렇게 아름다웠으면 하는 바램을 또 해봅니다.

(2004.11.30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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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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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

또 다른 이야기 2007. 2. 13. 21:46



아이들이 없다는 핑개로 저녁 끼니를 라면으로 해결했다.몹시 배고픈 상태에서 먹은 라면은 꼭 갈증을 부른다.물을 마셔도 갈증이 멈추지 않자 냉장고에서 사과 한알을 통체로 껍질째 깨물어 먹었다.내 생애 이렇게 맛있는 사과는 없었던 것 같다.정신없이 먹고나서 남은 속을 보니 이렇게까지 알뜰하게 먹을 수 있나 웃음이 나왔다.

밥상 위의 사과 옆에 세워 놓으니 남편이 디카로... "이렇게 먹을 수도 있나"

(2004.02.28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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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고 싶었다. 지난 가을 가보았던 대관령목장을... 그 땐 서울은 한창 가을이었는데 그곳은 가을의 끝자락이었다. 목장의 풍경하면 으레 떠오르는 저푸른 초원위의 젓소들... 그런건 없었다. 검푸른 풀들이 일렁거렸을 끝을 알 수 없는 초지들은 모조리 깎여 건초더미가 되어 있었고 주변의 가을 풍광과 어우러져 형용할 수 없는 풍경이였다. 이런걸 목장이라고 하는가? 모든 목장이 모두 이런 모습인가? 처음 목장을 본 난 행복했었다.



그리고 해가 바뀌어 삼월초에 다시 찾은 목장은 내가 가을에 왔던 곳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딴 세상을 하고 있었다. 누구였던가, "눈"을 알고 싶다면 "닥터지바고" 영화를 보라고...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눈"을 느끼고 싶다면 대관령목장으로 가라고... 모든게 흰색, 모든게 눈속에 묻혔다. 축사 지붕이 눈속에 묻히려고 한다. 눈이 쌓여 더 오를 수 없는 곳까지 발을 푹푹 빠져가며 올라갔다. 디지털카메라를 연신 눌러대며... 비료포대를 흔들며 아가씨는 "한 개를 포대 속에 겹쳐서 넣으세요. 엉덩이가 덜 아파요. 눈썰매 타 보세요"란다. 젊은 연인들은 눈썰매를 타는건지 굴러 떨어지는건지 즐거워 웃는 소리가 상큼하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 갈 때보다 훨씬 힘들다. 온몸이 긴장을 했건만 미끄러지고, 넘어지고... 생각대로 발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눈터널, 이굴루, 황태덕장, 눈덮힌 산장도 특별한 경험이다.



흐르는 물이 이곳이 계곡임을 알려준다. 바위 위에 동그랗게 잘 다듬어진 조각처럼 앉아 있던 눈들도 봄과함께 사그러지려니... 그곳 대관령목장의 봄은 또 어떤 모습으로 펼쳐질까? 상상이 되지 않는다. 봄이 되면 그곳에 또 가보고 싶다. (2003.03.15 심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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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만에 날씨가 그럴듯하다. 시야가 탁 트인 것은 아니지만 이런 정도의 날씨면 괜찮은 편이다. 안사람과 딸을 동행해서 간단한 준비로 ㅇㅇ에 도착한 것은 이른 저녁때였다. 봄이 지난 지는 오래되었지만 해발1000m 넘는 여기는 아직도 봄기운이 남아 있다. 철이 지나기는 했지만 산나물도 뜯었다. 노을을 보며 간단하게 저녁식사도 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하늘의 별이 하나둘 늘어난다.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오래 만에 고정촬영을 시작했다. 사진기 두 대로 찍느라 정신이 없던 때와는 달리 요즘은 한대로 여유 있게 하늘도 보면서 촬영한다. 밤은 깊어가고, 목성과 쌍둥이자리를 촬영하는 중인데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등치가 큰 듯한 짐승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움찔하여 사진기는 밖에 두고 승용차 안으로 일단 피신했다. 이렇게 우렁차고 지속적으로 우는 소리를 가깝게 듣기는 처음이다. 모습은 보이지 않지만 들리는 소리로 보아 우리 일행에 대한 경고인 것 같다. 별만 보이는 깊은 산중에서 녀석은 한동안 울어댔다. 공포!! 숨을 죽이고 있는데 타이머가 울린다. 사진기의 셔터를 닫아야한다. 운전석문을 열고 세 걸음이면 될 거리인데 긴장이 된다. 안사람과 딸도 긴장이 되는지 차 안에 침묵이 흐른다. 사진기의 셔터를 닫고 필름을 돌리고 황급히 차 속으로 다시 들어왔다. 내가 무서워하면 하산하자고 할 것이고... 만일 녀석이 나타나면 촬영중인 사진기를 놓고 도망갈까, 들고 도망갈까 잠시 혼란스러웠다.

이제 갔겠지 하면 다시 울어대는 녀석... 고요가 찾아왔다. 별은 반짝인다. 타이머가 울린다. 주변을 살핀다. 차에서 나왔다. 사진기의 셔터를 닫고 파인더를 보니, 쌍둥이자리가 지평선 부근에서 가물가물하여 촬영대상을 바꾸어야 하겠다. 긴장된 마음에 정신없이 사진기 파인더를 보며 구도를 잡고 있었다. 지금까지 차가운 바람이었는데 갑자기 등 뒤가 후끈하다. 순간 녀석이 나를 등 뒤에서 덮치는 것으로 알고 세 걸음 정도의 운전석 문으로 달렸다. 문을 열려고 했는데 손잡이가 잡히지 않는다. 머리가 쭈뼛... 순간이었지만 어렵게 문을 열고 차 속으로 들어왔다. 좀 쉬고 나니 진정이 된다. 아마도 골짜기에서 뜨거운 바람이 갑자기 불어온 모양이다. 전에도 이런 경험은 있었다. 그런데도 밖으로 나가기가 겁난다. 조수석 쪽으로 사진기를 옮겨 카시오페아를 잘 찍고 싶었지만 운전석에서 한 발짝이라도 멀어지는 것이 두려웠다. 밤새도록 공포 분위기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지난 6월21일 함백산 만항재 부근에서 자게 되었다. 산속의 어스름한 저녁의 상쾌함을 만끽하고 있는데 가까이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녀석이 이곳까지 쫓아오지 않았으련만 엉겁결에 차 속으로 들어왔다. 마음 한구석에 녀석이 자리를 잡았나보다. 죽음에 대하여 의연하게 대처하리라는 막연한 기대와는 달리 무의식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으로 볼 때 나도 어쩔 수 없는 나약한 인간인가 보다.

(2003.07.11 하헌국) 장소와 시기는 녀석을 위해서... big f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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